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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과 해운기업의 영업이익의 관계는?

BFC관리자 2024-04-04 10:01 VIEWS 939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해상운임과 해운기업의 영업이익의 관계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운임이 내려가면 해운기업은 망할까?

여러분은 혹시 ‘운임이 내려가면 해운기업은 망할까?’ 라는 질문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이 주제로 우리 블로그에서도 포스트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때, 시장위험(Market Risk)이란 시장의 변동에 따라 기업의 손익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므로 시장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든 부정적으로 작용하든 변동성 자체가 ‘위험(Risk)’이므로 이 위험에 노출(Exposure)되는 노출액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선박을 10척 보유한 회사가 시황 변동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예상하면서 Spot에서 영업하는 선박의 척수와 정기용선으로 계약된 선박의 척수를 조정하는 사례를 소개해드렸었죠. 이렇듯 벌크선의 경우 다양한 위험관리(Risk Management)수단이 있습니다. 보유 선박을 대선해주거나 COA(Contract of Affreightment)계약, 전용선계약 등의 방법을 통해 미리 화물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선주로부터 선박을 용선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Spot에 노출된 선박의 척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사업규모를 조정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벌크선 비즈니스와 컨테이너 비즈니스의 차이

별도의 노선이 존재하지 않고 주로 운반하는 화물의 화주가 1명으로 고정되어 있는 벌크선 시장과는 달리, 컨테이너와 같은 정기선의 경우 사실상 시장위험에 완전 노출된 비즈니스를 영위하게 됩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지하철을 예로 들자면, 지하철 한 대에 안전상 최대로 승차할 수 있는 승객의 숫자와 요금이 고정되어 있고 호선별로 매일 운행하는 열차의 숫자가 정해져 있습니다. 지하철을 탑승하는 승객의 숫자가 다수이듯, 정기선사의 경우 운반되는 컨테이너마다 주인이 다를 뿐만 아니라, 1개의 컨테이너 속에 들어있는 화물들 마저 저마다 주인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량화주를 확보하고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등의 영업비즈니스에 주력하게 됩니다.

대중교통의 경우 출퇴근 시간에는 배차간격을 줄이거나 심야시간에는 배차간격을 늘이는 방법으로 운임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조정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하철역을 폐쇄하거나 노선을 철수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또한, 운임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승객의 숫자가 감소하게 될 경우 손실이 감소분만큼만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컨테이너 시황의 경우 운임 변동의 폭이 크기 때문에, 화물의 수요가 줄어들면 수송량이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경쟁적으로 운임을 인하하게 되면서 손실의 폭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컨테이너선도 마찬가지로 선박을 유지하고 운항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발생하게 되므로 화물을 수송하는 원가를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황이 불황으로 인하여 운임이 급락하고 확보된 화물의 숫자가 현저히 적을 경우에는 임시로 선박을 결항시키는 방법(Blank sailing)으로 손해를 줄이기도 하지만 정시성과 신뢰를 중요시하는 정기선 비즈니스에서는 사실상 고육지책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 운임이 올라가면 해운기업은 돈을 많이 벌까요?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을 바꿔서 살펴 볼까요? ‘운임이 올라가면 해운기업은 돈을 많이 벌까요?’ 아래의 그래프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이 그래프의 막대그래프는 해상운임을 나타내고 꺾은선 그래프는 대상 선사의 EBTIDA를 나타냅니다. EBTIDA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는데요,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해상운임과 기업의 수익성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운임이 올라가면 해운기업은 돈을 많이 벌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팬데믹 시기에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운임이 천정부지로 솟기도 했었는데 이때 많은 선사에서는 호황을 누렸죠. 문제는 그런 불확실성들이 점차 잦아들고 일상이 회복되면서 운임이 팬데믹 이전의 수준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화물이나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없다는 점인데요. 잘 아시다시피, 팬데믹을 통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창출하게 된 선사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신조선을 발주했고, 지난번 포스트에서는 전세계 상위 12개 선사의 발주잔량이 HMM의 보유선대와 발주잔량을 합친 양만큼 많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운임이 올라서 더 많은 버스나 지하철이 투입된다고 해도 승객의 숫자가 증가하지 않으면 현금수입은 그대로인데 고정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커지게 되니 오히려 수익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겠죠.

지난주 MEPC 81차가 막을 내렸는데, CII에 대해 결국 정확한 방향이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선사들이 영업이익을 등에 업고 선박을 계속 발주했던 데에는 CII가 도입되면 낮은 효율의 선박은 엔진출력을 낮춰 운항하거나 폐선하는 등의 제재를 받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한 몫 했기 때문입니다. 정기선 비즈니스의 경우 선박을 감속해서 운항하게 된다는 점은 정시성을 담보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의미하게 되므로 사실상 CII의 낮은 등급에 해당되는 컨테이너 선박들은 조기폐선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제가 당분간 유예되었으니 컨테이너 선사 입장에서는 늘어난 공급을 줄이는 방편으로 어떤 묘책을 강구해야 할까요? 해운비즈니스는 알면 알수록 더욱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