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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C관리자 2024-10-25 14:30 VIEWS 152
지난 9월 25일에 열린 세계해양포럼 금융세션(좌장: 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해양금융대학원 윤희성원장)에서 일본 타쿠쇼쿠대학의 타쿠마 마츠다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줌심으로 부산 해양금융중심지와 관련하여 시사점이 있는 내용을 몇 번에 나누어 간단히 다룹니다.
해양분야에서 상생이라고 하면 보통 선사-화주 상생과 해운-조선 상생의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상생은 기본적으로 어렵죠. 어떤 상생이든 이해관계의 극단에 있는 두 주체가 윈-윈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파는 사람은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고 사는 사람은 낮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니 말이죠.
우선 선사-화주 상생을 보면 일본은 주로 에너지자원을 중심으로 일본 수출입화물의 70%를 일본선사가 수송합니다. 제철, 발전, 가스기업과 해운사가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하며 장기계약을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장기계약 분야에 컨테이너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일본문화의 영향인지 상거래에서도 ‘우리’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 재벌의 역사와 구조, 재벌 간의 관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죠. 예를 들면 미츠비시 중공업이 NYK의 대주주이고 금융기관도 여럿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금융기관 중심의 연결도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선사-화주 상생을 도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집단 간에도 단기적인 이해(利害)를 넘기 어렵고, 공기업의 성격을 갖는 수입사도 FOB를 CIF로 쉽게 전환하기도 하죠. 시장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정책으로 풀기위해 우수선화주 인증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겠죠.
해운-조선 상생에서도 일본은 우리와 차이가 아주 큽니다. 일본 선주가 보유하는 선대의 77%를 일본 조선소가 건조한다고 하고 일본 조선소 물량의 55%는 일본 해운사 물량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 조선소가 일본 기자재를 사용하는 비율이 92%입니다. 일본 조선소의 건조선종과 일본 선주의 수요선종이 맞아 들어가는 것이 상생구조를 어느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조선소는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중소형 건화물선을 아직도 건조하고 있고 지금까지 일본의 선주사들은 건화물선과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우리나라는 선주사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선박건조 수요가 크지 않고 그나마도 조선소가 대형,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특화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 다수의 선사가 필요로 하는 선종의 선박을 건조하지 않습니다. 해운업계에서 선주사 육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태이고 선주사가 육성된다고 하더라도 조선소가 일반 건화물선이나 중소형 선박을 짓는데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겠죠. 해운-조선 상생이 난제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에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이 들어 있었는데요. 어떤 그림이 뒤에 있었는지 궁금합니다.